예상을 크게 웃도는 5월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캐나다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졌다는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StatCan)은 5일 발표한 고용보고서에서 5월 신규 일자리가 8만 8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만 개 증가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실업률도 4월 6.9%에서 5월 6.6%로 하락했다.

5월 고용 증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증가폭으로 평가된다. 캐나다 경제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11만 2000개의 일자리가 순감소한 바 있다.

 

“노동시장 전반적으로 개선 조짐”

 

RBC의 네이선 얀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보고서가 단순히 수치만 좋은 것이 아니라 세부 내용도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월별 고용통계 특유의 변동성이 존재하지만 노동시장 전반이 개선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고용 증가는 주로 정규직 일자리에서 발생했으며 산업 전반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2만7000개 일자리 증가로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어 정보·문화·레저 산업과 운송·창고업이 뒤를 이었다. 미국의 관세 영향에 민감한 제조업 부문도 고용이 늘었다.

반면 도·소매업은 3만 5000개의 일자리가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얀젠은 최근 인구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어 단순히 일자리 수 증감만으로 노동시장 상황을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업률 흐름이 다소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방향은 하락세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통계청 자료상 해고 비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경기침체 국면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확보된 경제 지표 전반을 보면 경기 침체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GDP 부진에도 “침체 판단은 시기상조”

 

통계청은 지난주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사실상 정체됐다고 발표했다. 다만 속보치 기준으로는 2분기 들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GDP가 두 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상당수 경제학자들은 현재 상황이 아직 경기침체로 규정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캐나다 경기순환 판정을 담당하는 C.D. 하우 연구소 산하 경기순환위원회도 이날 고용지표 발표 이전 공개한 보고서에서 소폭의 분기별 GDP 감소만으로 경기침체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BMO의 캐나다 금리·거시경제 전략 책임자인 벤저민 레이츠는 “이번 5월 고용보고서는 경기침체론자들의 주장을 잠재울 만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무역 압박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충격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경제가 상당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이츠는 “부정적인 경제지표가 잇따르며 캐나다 경제가 무너지는 듯 보일 때마다 상황은 다시 반전됐다”며 “지난 1년 동안 여러 차례 목격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붕괴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청년 고용시장도 개선 조짐

 

통계청은 올해 여름 구직 시즌이 지난해보다 청년층에게 다소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5~24세 청년층은 5월 한 달 동안 정규직 일자리가 9만 9000개 증가했다. 청년 실업률도 올해 1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5월 청년 실업률은 13.4%로 집계됐다. 여전히 팬데믹 이전 평균인 10.8%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개선된 모습이다.

임금 상승세는 다소 둔화됐다.

5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3% 상승해 4월의 4.5% 상승률보다 낮아졌다.

 

금리 인상 가능성 높아졌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어”

 

이번 고용보고서는 오는 10일 예정된 캐나다중앙은행(BoC)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발표된 마지막 주요 경제지표다.

중앙은행은 최근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2.25%로 유지해 왔다.

LSEG 데이터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금요일 정오 기준 금융시장은 다음 주 금리 인상 가능성을 95% 이상 반영하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단기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고착화될 경우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해 왔다.

일반적으로 강한 고용지표는 금리 인상 논리를 강화하지만 얀젠은 최근 GDP 지표를 고려할 때 경제가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 지정학적 위험 등이 향후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강한 고용지표는 추가 금리 인하를 논하기에도 아직 이르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얀젠은 “지난주의 부진한 GDP 지표와 이번 주의 강한 노동시장 지표를 함께 고려하면 현재 수준에서 금리를 급하게 조정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TD은행의 앤드루 헨식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캐나다 경제지표에는 여전히 많은 잡음이 존재한다”면서도 이번 고용보고서가 2분기 경기 반등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캐나다 경제가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을 일부 상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캐나다중앙은행이 다음 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