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변수 없었다면 금리 인하 논의가 우세…물가 지표에 ‘완화 신호’ 확대
캐나다의 3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통화정책 긴축 전망이 후퇴하고, 중동 분쟁이 없었다면 오히려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Bank of Canada는 오는 4월 29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시장은 이번 물가 지표를 통해 정책 방향을 재조정하는 분위기다.
물가 상승은 예상보다 낮아…유가가 핵심 변수
3월 캐나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해 2월(1.8%)보다 높아졌지만, 시장 예상치인 2.6%에는 미치지 못했다.
주요 상승 요인은 휘발유 가격 급등이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물가 흐름은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안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물가 재가속 우려가 커지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까지 제기됐지만, 최근에는 인상 기대가 크게 약화됐다. 현재는 2026년 추가 인상 가능성도 불투명한 수준으로 후퇴한 상태다.
BMO “핵심 물가 안정…식품·주거는 부담”
Bank of Montreal의 더글러스 포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핵심 물가가 예상보다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주로 참고하는 근원 CPI 중위값은 2.3%, 절사 평균은 2.2%로 안정세를 유지했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지표는 2%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물가 구성 요소는 불균형이 뚜렷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은 항목으로는 휘발유, 여행, 항공료, 난방유, 레저차량 연료 등이 꼽혔다. 반면 전화요금, 자동차 보험, 가구, 사탕, 주택담보대출 비용 등은 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식료품과 주거비는 다시 상승 압력을 보였다. 식료품 물가는 4.1%에서 4.4%로 올라갔고, 임대료도 3.9%에서 4.2%로 확대됐다.
포터는 4월 물가가 다시 3%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휘발유 가격이 세금 인하 효과에도 불구하고 약 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탄소세 인하 효과가 비교 기준에서 빠지면서 물가 상승률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란 분쟁이 없었다면 현재 논의는 금리 인상이 아니라 금리 인하 가능성에 집중됐을 것”이라며 “이번 물가 보고서는 그 판단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신호 켜졌다”…Rosenberg Research
Rosenberg Research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대표는 보다 공격적인 완화 신호를 제시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고민하는 동안 경제는 이미 압박을 받고 있다”며 정책 대응 지연을 비판했다.
3월 CPI는 전월 대비 0.9% 상승에 그쳤고, 계절조정 기준으로는 최근 3개월간 사실상 정체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또한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1.9%로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고 지적했다.
주거 물가 역시 둔화 흐름이 뚜렷해 0.7%까지 내려가며 12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로젠버그는 캐나다 경제가 생산 격차와 고용 둔화에 직면해 있다며, 통화 긴축보다는 완화 사이클 재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란 전쟁이 종료되면 금리 인하 재개는 녹색 신호, 반대로 추가 인상은 시장의 잘못된 가격 반영이었다”고 평가했다.
“물가 전이 제한적”…KPMG는 신중론
KPMG Canada의 알리 자페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그는 현재의 원자재 가격 상승이 아직 본격적으로 물가에 반영되지 않았으며, 향후 몇 달간 점진적인 전이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 영향의 강도와 지속 기간은 분쟁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페리는 현재 캐나다 경제 상황이 과거 인플레이션 급등기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당시에는 공급망 혼란과 정부 지출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이 동시에 발생했지만, 현재는 경기 둔화와 인구 성장 둔화, 미국 관세 등으로 경제가 위축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유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더라도 전체 전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기업들도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비용을 일부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물가 상승률이 4~6% 수준으로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 경우 기업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갈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KPMG는 중동 분쟁이 단기간 내 완화될 경우 캐나다 중앙은행이 올해 금리를 동결 기조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