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련주 반등에 뉴욕증시 상승…유가 안정도 투자심리 뒷받침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국제유가와 국채 금리가 다소 안정되면서 뉴욕증시가 주간 낙폭의 일부를 만회했다. 이란과의 전쟁 우려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음에도 투자 심리는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6월 11일 오전 10시(동부 시간) 기준 S&P 500 지수는 0.6% 상승했다. 최근 이틀 연속 하락하며 지난 5월 초 수준까지 밀렸던 지수는 반등에 나섰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73포인트(0.7%) 올랐고, 나스닥 종합지수도 0.8% 상승했다.
AI 관련주 다시 강세…반도체 업종 상승 주도
시장의 상승세는 AI 관련 종목들이 이끌었다.
AI 관련주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급격한 조정을 겪으며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AI 열풍으로 인해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상승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가가 시간 단위로 급등락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마벨 테크놀로지는 이날 4.3% 상승했다.
이 회사는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한때 16.7% 급락한 뒤 9.6% 급등했고, 이후 다시 이틀 연속 5% 이상 하락했다.
그 직전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마벨을 “다음 1조 달러 기업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하루 만에 32.5% 급등해 사상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마벨의 시가총액은 22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도체 업종도 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인텔은 10.4% 급등했고,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도 8% 상승하며 주요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라클 10% 급락…AI 투자 비용 부담 우려
반면 오라클은 10.3% 하락했다.
오라클은 최근 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이익을 발표했지만, 이번 회계연도에 차입과 주식 발행을 통해 400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AI 투자 확대를 위해 지난 회계연도에 이미 480억 달러를 조달한 데 이은 추가 자금 조달이다.
최근 여러 기업들이 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AI 투자 확대가 궁극적으로 기대만큼의 수익성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중동 긴장에도 시장 안도
국제유가는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동 전쟁은 페르시아만 지역 원유 수송에 차질을 초래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 공격과 함께 이란의 석유·가스 산업을 장악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태다.
미국과 이란은 한 달 넘게 유지됐던 불안정한 휴전이 무너진 이후 최근 며칠간 상호 공격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전쟁 초기와 비교하면 공격 규모가 제한적이며 휴전 연장을 위한 협상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1.1% 하락한 배럴당 92.0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0.6% 내린 배럴당 89.52달러에 거래됐다.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금리 인상 우려는 남아
높은 유가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자료에 따르면 5월 도매물가는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섰다.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주식과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 가격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높은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고평가된 종목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AI 관련주를 과도한 기대가 반영된 거품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연준, 다음 주 금리 결정…동결 전망 우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주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에서 첫 통화정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워시 의장은 금리 인하를 요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취임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오히려 CME 그룹의 금리 선물시장 자료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 4.55%에서 4.52%로 소폭 하락했다.
유럽 증시 상승…아시아 증시는 혼조
해외 증시는 지역별로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유럽 주요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영국 FTSE 100 지수는 1% 올랐다.
반면 아시아 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는 0.7% 하락하며 주요 시장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