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미국이 휴전 연장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15일 하락했지만, 원유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캐나다 자산운용사 나인포인트 파트너스(Ninepoint Partners)의 파트너이자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에릭 너털은 이날 BNN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향후 수일에서 수주 동안 유가가 어느 수준에서 안착할지를 가늠하고 있다”며 “휴전 합의의 핵심 세부 사항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운영 방식이 향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돼도 공급 회복엔 시간 필요

 

너털은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통행료 없이 완전히 개방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미국 부통령도 이날 관련 세부 사항이 향후 60일 동안 조율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설령 이란과 미국의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재개방된다 하더라도, 지난 3개월 반 동안 누적된 공급 차질의 영향이 단기간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너털은 “현재 시장 상황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지연 효과가 끝날 때까지 중동 지역 원유 생산량 약 17억 배럴이 사실상 시장에서 사라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 약 1,100만 배럴 규모의 생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선박들이 해협을 통과해 원유를 운송하고, 다시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 때까지는 공급 정상화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중동 석유시설 피해도 변수

 

물류 지연과 공급망 차질 외에도 전쟁으로 인한 석유시설 피해 역시 시장 회복을 늦추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너털은 “전 세계적으로 약 70곳에 달하는 주요 에너지 시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들은 이야기로는 일부 국가의 피해 규모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며 북미 주요 에너지 기업들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줬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당시 시장 상황이 바람직했던 것은 아니라고 그는 평가했다.

 

미국 전략비축유 여력 부족…행정부 압박 커져

 

너털은 미국 정부가 예상보다 훨씬 큰 압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워싱턴에서 수집한 정보를 인용하며 “미국 전략비축유(SPR)의 실제 사용 가능한 잔여 물량은 약 5,000만 배럴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속도라면 7~8월쯤에는 비축유가 사실상 바닥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미 행정부는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보다 훨씬 큰 압박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원유 시장은 불과 3~4개월 전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 진입했다”며 “새로운 시장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WTI 배럴당 80달러가 사실상 하한선”

 

너털은 앞으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수준 아래로 크게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배럴당 80달러 정도가 향후 유가의 사실상 하한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2월 말 이전 WTI 가격은 배럴당 약 7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너털은 “최근 몇 달간의 극심한 변동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은 긍정적”이라며 “주말마다 도널드 트럼프의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확인하며 시장 방향을 예측해야 했던 상황이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기까지는 며칠, 몇 주, 길게는 두 달가량이 걸릴 수 있다”며 “유가의 향방을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