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전국 주택가격이 6월 들어 하락세를 멈췄다. 거래량은 이미 몇 달 전부터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었지만, 집값이 안정세로 돌아선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 달간의 가격 정체만으로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캐나다부동산협회(CREA)가 7월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MLS 주택가격지수(Home Price Index·HPI)는 6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2025년 1월부터 이어졌던 월별 하락세도 막을 내렸다.

거래는 이미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계절조정 기준 전국 주택 거래는 6월 0.5% 증가했다. 앞서 5월에는 5.5%, 4월에는 0.9% 증가하며 회복 흐름을 이어왔다.

6월 전국 거래량은 3월보다 약 7% 높은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0.9% 증가했다.

이는 거래 시장이 전환점을 맞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지만, 가격 회복이 지속적인 추세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국 HPI는 여전히 지난해 6월보다 3.6% 낮은 수준이다.

한 달간의 보합세는 하락 흐름을 멈추게 했을 뿐이며, 여러 달 동안 같은 흐름이 이어져야 비로소 새로운 추세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매수세 회복·매물 감소… 시장 균형 유지

 

6월 신규 매물은 전달보다 1.3% 감소하며 두 달 연속 줄었다.

반면 거래는 소폭 증가하면서 신규 매물 대비 거래 비율(Sales-to-New Listings Ratio)은 5월 49.3%에서 6월 50.2%로 상승했다.

CREA는 이 비율이 45~65%일 경우 시장이 균형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50.2%는 여전히 균형권 한가운데에 위치한 수준으로, 6월 들어 매수자들의 협상력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시장 주도권이 완전히 매도자에게 넘어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6월 말 기준 전국 매물은 20만 8,578채로 지난해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장기 계절 평균보다도 0.8% 많은 수준이다.

재고 소진 기간(Months of Inventory)은 4.8개월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장기 평균인 5개월도 소폭 밑돌았다.

전국적으로는 거래가 이뤄질 만큼 충분한 매물이 존재하지만, 실제 시장 상황은 지역과 주택 유형에 따라 크게 다르다.

학군이 좋은 지역의 적정 가격 단독주택은 여전히 여러 명의 구매자가 경쟁하는 반면, 인근 콘도 시장은 여전히 거래가 부진한 곳도 적지 않다.

즉, 전국적으로는 균형 시장이라 하더라도 지역별로는 과열과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평균가격 상승과 HPI 하락… 서로 다른 의미

 

6월 전국 평균 주택 거래가격은 69만 6,07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상승했다.

반면 HPI는 같은 기간 3.6% 하락했다.

겉으로는 상반된 결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지표를 의미한다.

평균 거래가격은 어떤 지역과 어떤 가격대의 주택이 많이 거래됐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고가 주택이나 집값이 높은 지역의 거래 비중이 늘어나면 전국 평균 가격은 상승할 수 있다.

반면 HPI는 주택의 규모와 특성 등을 일정하게 맞춘 기준 주택(Benchmark Home)의 가격 변화를 추적하기 때문에 시장 전반의 가격 흐름을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

전국적인 가격 추세를 판단할 때는 평균 가격보다 HPI가 더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다만 개별 주택의 실제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근 유사 매물의 실거래 사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온타리오·BC 여전히 약세… 지역별 온도차 뚜렷

 

지역별 HPI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와 앨버타주, 온타리오주 모두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CREA는 가격 하락폭이 점차 줄어들면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바스코샤주는 3년여 만에 처음으로 연간 기준 집값이 하락했다.

반면 온타리오와 BC를 제외한 상당수 지역은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가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별 격차는 주택시장 회복 전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온타리오와 BC는 거래가 크게 위축됐던 만큼 향후 거래 회복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반면 인구 유입과 주간 이동 증가의 수혜를 받았던 일부 지역은 높은 가격 수준에서 조정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CREA, 올해 주택 거래 전망 또 하향

 

CREA는 7월 15일 수정 전망에서 올해 전국 주택 거래량을 46만 3,336건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수치다.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68만 6,710달러로 1.1%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별로는 온타리오주가 올해 거래량 증가가 예상되는 유일한 지역이다.

반면 온타리오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평균 집값은 모두 1% 미만의 소폭 하락이 예상됐다.

거래는 회복되더라도 가격 상승을 이끌 정도의 시장 지배력은 아직 형성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2027년에는 거래량이 48만 567건으로 3.7% 증가하고 평균 69만 4,164달러로 1.1% 오를 것으로 CREA는 전망했다.

본격적인 거래 회복은 내년 이후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전망과 6월 시장 흐름은 별도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6월 거래는 개선됐고 고정금리도 4월 고점보다 낮아졌지만, 올해 초 부진했던 거래가 연간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서 올해 전체 거래량은 지난해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인플레이션과 국채금리, 고용시장 변화도 시장 흐름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다.

잠재 수요도 실제로 모기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야 비로소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하반기 시장 시험대… 거래 지속 여부가 관건

 

올가을 주택 구입을 계획하는 수요자들은 노동절 이전까지 자금 조달과 원하는 주택 조건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균형 시장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상당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조건부 계약과 주택 점검, 가격 협상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가격 경쟁력이 높은 매물은 전국 통계가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매도자들의 여건도 봄철보다는 개선됐지만 전국 HPI가 한 달 보합을 기록했다고 해서 가격 결정력이 회복된 것은 아니다.

실제 시장에서는 경쟁 매물과 최근 실거래 사례, 평균 거래 기간, 구매자들이 비교할 수 있는 대체 매물 등이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투자자들도 매입 기회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는 있지만 가격 상승을 전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임대료와 운영비, 금융비용, 유지·보수 비용, 안정적인 수익률 등을 기준으로 투자성을 평가해야 하며, 향후 시세 차익은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장 회복이 확인되기도 전에 미래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것은 여전히 위험한 투자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이후 시장이 또 한 번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 증가세가 지속되고 노동절 이후 늘어날 신규 매물을 시장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HPI가 한 달의 보합에 그치지 않고 안정세를 이어가는지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6월 시장은 하반기 거래 활성화 가능성을 높여줬다. 전국적인 가격 하락세는 일단 멈췄지만, 실제 회복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지역별 시장 상황이 결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