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주택가격 하락세 둔화… 일부 주에서는 다시 상승 전환
수개월째 이어지던 캐나다 신규 주택가격 하락세가 점차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건설업체들이 신규 분양 주택 가격을 다시 인상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이 25일 발표한 신규주택가격지수(New Housing Price Index) 에 따르면 6월 신규 주택가격은 전달보다 0.1% 하락했다.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낙폭은 이전보다 크게 줄었다.
5월에는 0.3%, 4월에는 0.5% 하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격 하락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전국 신규 주택가격도 2.8% 하락해 여전히 약세를 보였다.
앨버타·매니토바·온타리오는 가격 상승
지역별로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가 0.4%, 퀘벡주가 0.1% 하락하며 여전히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면 앨버타와 매니토바, 온타리오에서는 건설업체들이 신규 분양 주택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학자들은 밴쿠버와 토론토 등 대도시의 약세가 전국 시장을 끌어내리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전국적인 가격 하락폭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정책대안센터(CCPA)의 마크 리(Marc Lee)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장에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가지 힘이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밴쿠버와 토론토는 지난 20여 년 동안 급격한 가격 상승과 대규모 공급이 이뤄졌던 지역인 만큼 조정 압력이 크다"며 "반면 다른 지역은 장기간 정체를 거친 뒤 점차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높은 금리·인구 증가 둔화에 수요 위축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높은 모기지 금리와 인구 증가세의 둔화도 신규 주택 수요를 위축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수요가 감소하면서 일부 건설업체들은 할인 판매와 각종 구매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미분양 물량 해소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CMHC)의 케빈 휴스(Kevin Hughes)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주택시장은 여러 악재에 직면해 있으며 가장 큰 변수는 불확실성"이라며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들도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리는 지난해보다 차입 비용이 낮아진 점이 일부 지역의 수요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분석했다.
젊은층 주택 구입 미뤄… 건설사 재고 부담 커져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 부담이 여전히 높은 만큼 많은 캐나다인이 모기지 금리가 더 떨어질 때까지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결과 건설업체들의 미분양 재고도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휴스는 "원래라면 독립해 새로운 가구를 형성했어야 할 상당수 젊은 캐나다인이 실제로는 독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 역시 주택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건설비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현재 시장은 사실상 정체 상태"라며 "기존 주택 시장은 내년에 회복될 가능성이 있지만 신규 주택 건설은 당분간 소폭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부·기관투자자 미분양 콘도 매입 확대
연방정부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지난 6월 말 할인된 가격을 조건으로 미분양 콘도 2,000가구 이상을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공동 발표했다.
마크 리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미분양 콘도를 매입하지 않는다면 가격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온타리오에서는 부동산투자신탁(REITs) 등 기관투자자들이 미분양 콘도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입한 물량 가운데 일부는 임대시장에 공급되고, 일부는 장기 보유한 뒤 향후 집값이 회복되면 다시 매각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