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에 기업 비용 상승…경기 기대는 개선 흐름 속 ‘변수’ 부상
캐나다 기업들의 경기 인식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던 가운데, 중동 전쟁 여파로 비용 부담이 확대되며 경영 환경에 새로운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ank of Canada가 발표한 최신 기업 경기전망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최근 전쟁과 관련된 비용 상승 압력에 직면하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쟁 이전엔 경기 기대 개선
이번 조사는 2월 5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것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전 시점을 반영한다. 당시 기업들은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와 투자 확대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3월에 추가로 실시한 후속 인터뷰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상당수 기업들이 전쟁 이후 연료비와 운송비 등 비용 상승을 이미 체감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일부는 향후 공급업체를 통한 비용 전가로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중앙은행은 보고서에서 “3월 후속 조사 결과, 중동 전쟁이 기업들의 전망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다수 기업들이 연료, 운송, 비료, 환율 등을 중심으로 투입비용 상승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상승 압력 확대…가격 전가는 ‘제한적’
기업 경기전망 조사는 전국 약 100개 기업 인터뷰를 기반으로 하며, 이 가운데 전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20개 기업을 대상으로 별도의 후속 조사가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이 원가 상승을 예상하거나 이미 경험하고 있었지만, 판매 가격 인상 기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비용 전가 능력은 업종별로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운송업체의 경우 계약에 연료비 연동 조항이 포함돼 있어 비용 상승을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도 지출 줄이기 시작
한편 중앙은행의 소비자 기대 조사에서는 1분기 지표가 최근 저점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미·캐나다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기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쟁 이후 별도로 실시된 조사에서는 대부분의 가계가 전쟁이 캐나다 경제를 약화시키고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은행은 “가계는 전쟁의 경제적 파장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으며 일부는 소비 행태를 이미 조정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21%는 여행 비용 상승을 이유로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고 답했으며, 28%는 전반적인 고액 지출을 줄이거나 미룬 것으로 나타났다.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있지만 회복 여지”
BMO의 셸리 카우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시기적 한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조사 시점과 표본 규모를 감안하면 이란 전쟁의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두 조사 모두 무역 불확실성 속에서도 캐나다 기업과 소비자의 회복력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전쟁은 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요인이지만, 분쟁이 해소될 경우 전쟁 이전의 회복 모멘텀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 물가 기대 상승 ‘주시’
중앙은행이 3월 18일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하면서 공개한 통화정책 회의 요약에서도 물가 기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일부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 상승과 식료품 가격의 고착화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다만 경기 둔화가 기업의 가격 전가 능력을 제한해 전체 물가 상승 폭을 억제할 수 있다는 판단도 함께 제시됐다.
Tiff Macklem 총재는 휘발유 가격 급등에 따른 단기적 물가 상승은 일정 부분 용인할 수 있지만, 상승 압력이 다른 부문으로 확산될 경우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다음 기준금리 결정은 오는 4월 29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