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생산된 전기 승용차가 본격적으로 캐나다 시장에 유입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2900대가 넘는 중국산 전기차가 캐나다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국제무역부(Global Affairs Canada)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산 전기 승용차 2910대가 캐나다에 수입됐다.

이는 올해 1월 마크 카니 총리가 중국 방문 기간 중 낮아진 관세율을 적용하는 조건으로 수만 대 규모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이후 처음 이뤄진 수입 사례다.

자료에는 수입된 차량의 브랜드나 모델명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카니 총리는 지난주 뉴욕 경제클럽 연설에서 대부분의 차량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캐나다-중국, 전기차·카놀라 맞교환 합의

 

이번 수입은 캐나다와 중국이 체결한 전기차 관세 할당제(Tariff Quota) 합의에 따른 것이다.

캐나다는 2024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이 캐나다산 카놀라에 부과했던 일부 관세를 철회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합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캐나다는 연간 최대 4만 9000대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6.1%의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수입 물량은 일정 수준으로 제한된다. 캐나다 정부는 최대 6개월 동안 2만 4500대까지 수입할 수 있는 쿼터를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 선택 폭 확대 기대

 

업계에서는 중국산 전기차 유입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방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프로그램이 재개된 데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지원하는 단체인 Electric Mobility Canada의 다니엘 브르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소비자들이 혜택을 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 경쟁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브르통은 앞으로 더 많은 중국산 전기차가 캐나다 시장에 들어오면 차량 가격 전반에 하락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미 일부 모델에서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Chevrolet Bolt와 같은 전기차의 가격이 하락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미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 주목

 

전문가들은 중국산 전기차 유입이 캐나다 자동차 시장뿐 아니라 북미 자동차 산업 전반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은 배터리 기술과 대규모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으로 성장했으며, 가격 경쟁력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의 시장 확대가 북미 완성차 업체들의 사업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국내 산업 위협” 우려

 

반면 캐나다 자동차 제조업계는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캐나다의 이른바 ‘빅3’ 자동차 제조사인 Ford Motor Company, General Motors, Stellantis는 공동 성명을 통해 중국산 전기차 유입이 국내 자동차 산업을 약화시키고 캐나다 소비자들을 사이버 보안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자동차제조협회(Canadian Vehicle Manufacturers' Association)의 브라이언 킹스턴 회장 겸 CEO는 중국이 자동차 산업과 캐나다 경제 발전의 기반이 돼 온 규범 중심의 무역 및 투자 원칙을 충분히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산 전기차의 대규모 유입이 국내 제조업 경쟁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정부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전기차 수입 확대가 소비자 가격 인하와 선택권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지, 아니면 국내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지는 향후 수입 물량 증가와 시장 반응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