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이 하락하며 운전자들의 부담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디젤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캐나다 전역의 생활비 부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 거주하는 통근자 케빈 니커슨 씨는 최근 연료비 상승이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 가격이 일부 하락했지만 디젤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어 체감 물가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그는 차량 주유비뿐 아니라 주택 난방과 온수 비용도 함께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름철에도 난방유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연료비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최근 한 번 주유하는 데만 75달러를 지출했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 여파에 디젤 공급난 지속

 

에너지 소비자단체 ‘Canadians for Affordable Energy’의 댄 맥티그 회장은 이란 전쟁이 계속되면서 국제 디젤 시장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디젤이 전 세계 물류와 운송을 떠받치는 핵심 연료인 만큼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노바스코샤와 퀘벡에서는 디젤 가격이 리터당 2달러를 넘어섰으며,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일부 지역에서는 각종 세금 부담까지 더해져 리터당 2.40달러에 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유 상승에 관광업계도 긴장

 

관광업계 역시 연료비 상승의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광업체 앰배서투어스 그레이라인(Ambassatours Gray Line)의 수익관리 책임자인 피터 맥러플린은 올해 관광 시즌이 활기차게 시작됐지만 항공유 가격 상승이 장기적으로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항공사들이 높아진 연료비를 항공권 가격에 반영할 경우 여행객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으며, 결국 캐나다 방문 수요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맥러플린은 이러한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여행객들의 이동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식료품 가격에도 영향… 육류·채소 부담 커져

 

디젤 가격 상승은 식탁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캐나다 전역으로 식료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 트럭 운송업체를 거쳐 식료품점으로 전가되면서 일부 식품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달하우지대학교의 식품경제학자인 실뱅 샤를부아 교수는 특히 육류와 신선 농산물 가격이 디젤 비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초원 지역과 대서양 연안 지역처럼 대부분의 식품을 트럭 운송에 의존하는 지역에서는 추가 운송비가 가격에 그대로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거리 지역일수록 물류비 부담이 커져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 “비싸도 살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은 높아진 식료품 가격에 불만을 느끼면서도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노바스코샤를 방문한 니리코 유잉 씨는 가족이 필요한 식료품은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구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이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더라도 결국 구매하게 된다”며 “선택권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가격 하락만으로는 소비자 물가 부담이 크게 줄어들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물류와 운송의 핵심 연료인 디젤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식품과 여행, 난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용 상승 압력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